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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물류센터 후기

킥킥이 2023. 2. 2. 02:27

다이소 물류센터 후기

딱히 할일도 없고 돈도 없고 눈치도 보이고 몸도 늘어지는것 같아서 집에서 가까운 남사 허브에 가봤어요.

채용공고에는 피킹이라는데 피킹이 뭔지는 모르고 20대때 노가다 많이 해봤으니 뭐 할수 있겠지 하고 갔습니다. 집근처라 저혼자 따로 위병소 같은곳에서 출입증을 받아서 입장했죠.

면접을 보는데 내 이력서를 보더니

"다..사무직만 하셨는데 이런일 하실 수 있겠어요?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웃으면서

"하하 이래뵈도 군대도 창고병 출신이고 노가다 경력도 많습니다" 라고 여유있게 자신감을 내뿜었죠

그리고 나서 같이 면접본 일행들과 신체검사를 하러갔고 신검 후에 다시 모여서 안전교육을 받았는데 교육 전에 제또래 되는(40대) 분이 고혈압이 나와서 일을 못하게 되더라구요.

교육시간에 양호실 선생님 같은 강사분이 계속해서 혈압 높으신분들 주의해야 한다고 하고 일하다 심정지 와서 저세상 가신분들도 있다고 하면서 겁을 주는겁니다.

속으로, 일이 빡쎄도 노가다로 땡볕에서 별에별 일 다해 봤는데 얼마나 빡쎄겠어 하고 오바 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오전을 띵가띵가 보내고 정직원인듯 한 안내자 따라 작업장에 가서 반장님? 같은분에게 인계되어 일에 대해 대강 설명듣고 점심시간이 되어 밥을 먹으러 갔죠. 밥먹으러 갈때 신입들을 인솔한 기존 직원이 있었는데 특이한건 이분을 비롯해서 그 누구도 신입에게 말을 걸지 않더군요. 말은 고사하고 전체적으로 사람들의 얼굴이 너무나 어두웠죠. 뭐 일종의 텃새인가? 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갔습니다.

밥을 맛있게 먹고, 흡연구역에서 담배한대 피우고 작업장에 가니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리를 찾아서 자고 있더군요. 안자는 사람은 저를 비롯한 그날 투입된 신입들 밖에 없더라구요. 신입동기랑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 오후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반장님? 의 지시로 어떤 어르신과 신입 한분과 함께 랩핑을 맡았어요. 그 어르신이 저의 사수인거죠. 인터넷에서 상하차의 악명은 익히들어 알아서 상하차가 아니라서 속으로 살짝 기뻤습니다. 파레트 위 상자 쌓아놓은걸 랩으로 감기만 하면 되는 꿀보직?인줄 알고 저는 웃음기를 띄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헐겁다 싶으면 어르신이 살짝 뭐라고 하시길래 뭐 최선을 다해 랩을 감았습니다. 생각보다 빡쎈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신입분이랑 같이 가끔 어디론가 사라지는 어르신 뒷담화도 하면서 나름 웃으면서 일했습니다. 역시 웃음기가 있는건 신입밖에 없었고 교육때 만나서 상하차를 하고 있는 다른 동기생과 마주칠때도 한번씩 할만하냐면서 농담도 던져가며 나름 즐겁게 했습니다. 한 다섯시간 한거 같은데 이제 겨우 2시간 지났더라구요, 그러더니 휴식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빵이 나왔는데 저는 배가 불러서 음료수만 마시고 빵은 안먹었습니다. 제가 안먹으니 다른 기존 직원분이 자기 달라고해서 줬습니다. 계속 볼 사인데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하하

그렇게 잠시 휴식 후에 공습경보 같은 사이렌 소리와 함께 다시 일이 시작 되었고 계속 랩을 돌렸습니다. 어르신도 이제 저를 인정했는지 잔소리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에게도 살짝 이야기를 던져봤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시 정도가 되는순간..

어느새 저도 웃음기는 사라졌고..동기랑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계속 돌고 돌고 돌고 있었습니다. 마치 로마시대 노예가 물레를 돌리듯 계속 도는거였죠. 상단 부분돌릴때는 허리를 펴서 좀 괜찮았지만 하단부분에서는 허리를숙이고 하다보니..정말 죽을것 같은 고통이 허리와 다리에 전해졌습니다. 마치 학창시절 오토바이 자세로 벌서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작업 초반에는 할만했고..

여성분들은 돌아다님서 뭔가를 찍고 있었는데 그래도 작업장에 남자들만 있는것보다 여성분들이 계셔서 뭔가 좀 위안이 되는 그런 부분도 있었지만..4시가 넘으니 그 여성분들은 그저 나보다 편하게 돈버는 착취자 브루주아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게차 운전수들이 비키라며 고함지를 때마다..내가 이곳에서 가장 낮은 계층이 된 느낌을 받았죠.

계속해서 랩을 돌리는데..순간.오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양호선생이 왜 심정지를 조심하라고 했는지..일하다 죽을수도 있다고 했는지 200% 이해가 되었습니다. 힘들면 잠시 쉬면 되지만 상하차부터 모든 공정이 어디하나가 쉬면 밀리기 때문에 도저희 쉴 수가 없었습니다. 점심때 물도 먹고 음료수도 먹었는데 탈수로 소변도 마렵지 알았습니다. 팔..다리..어깨가 하나씩 신호를 보내고..나도 모르게 주저앉을뻔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나도 오전에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존 직원들 처럼 나도 입을 다물고 눈을 크게 뜨고 돌고 있을 뿐 어느 누구와도 말을하지 않고 있었죠. 네 맞습니다. 말을 하는것 조차 힘들었고, 간식시간에 안먹은 단팥빵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폐해 졌을 무렵 작업종료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1941년 공습이 끝나고 난 이후의 런던시민들의 심정이 이랬을까요? 그런데 잔업 이랍니다..그렇게 1시간을 더했죠. 마지막 한시간은 기억이 안납니다.거의 혼수상태로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이 끝났을때 거울은 못봤지만 저는..

오전에 그 자신감은 사라지고 고개를 떨구고..바닥을 보고 있었습니다.육체도 육체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고달팠습니다. 직장상사나 동료가 못되게 군것도 아닌데 스트레스 받은것도 아닌데 제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정말 보잘것없고 열등감에 사로잡힌게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걸 매일 하는 저사람들이 왜 오전에 나를 사람같이 보지 않고 말한마디 붙이질 않았는지 이해되었습니다. 그렇게 패잔병처럼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타서 시동을걸고 집으로 향하는데 팔에 힘이없어서서 집에가는 약5km가..50km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저는 다이소 남사 허브에서 오후에 6시간 가량 일했고 한달여후에 4대보험까지 정산되어 7만원정도가 입금되었습니다.

다음날..출근은 커녕 일어날 수 조차 없더군요..첨에는 진짜 못일어나는줄 알았고..저녁이 되어서야 몸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이게 3년전 일입니다.

그날부터 저는 제가 해왔던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놓친게 없는지 확인하고 문의가 들어오면 새벽에도 응대하고 한번 일을 주신 고객들에게 애프터서비스도 열심히 해드리고 시간이 나면 여기저기 광고도 하고, 일감이 들어오면 이틀밤을 새서라도 작업기일을 지키고 다른 작업자가 기피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리저리 재지 않고 일이라면 만원짜리도 무조건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밤을새워 일하는것도 누군가에게 굽신대며 일을 따내는것도 말도 안되는 요청을 받는것도 사람들 안만나고 혼자 일하는것도 모두 짜증이 났는데..

다이소남사허브를 다녀오고 나서 저는

그냥 단 하나.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집에서 책상에 앉아 돈버는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반나절 일하고 생색낸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직업에 귀천이 없고 물류일을 오래 하신분들을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다만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취업사이트 사용자들 중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여러가지 이유로 적성에 안맞고 마음에 들이 않아서, 요즘 돈도 많이주고 할만하다고 하니 물류일을 해볼까 하며 찾아보시는분이 많은걸 로 압니다.

그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가장 편하고 인간답게 대우받으면서 돈벌 수 있는 일이고 적성에 안맞고 짜증이 나더라도 그일에 자신의 100%를 다했는지 한번 다시 생각해 보시라는 겁니다.

저는 그러지 못하다가 남사다이소허브에 다녀온 날 이후 제가 해왔던 일을 소중히 생각하게 되었고 100%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남사허브센터를 지날때마다 저는 옆에 탄 가족이나 지인에게

"내 전 직장이다.."

라고 말하면서 씩 웃어봅니다.

야간이면

방면. 피킹. 입고. 매장 중에 갈텐데

어쨌든 남자는 개빡.. 일도일인데 텃세가 개심함

피킹이 일단 텃세. 업무강도. 뒷담 토나올정도고

방면은 남자들이 99프론데 일은 고되지만 할만함

입고는 그냥 상하차

매장은 여자가 80프로 남자는 박스털이....하...

8시간근무 주간은 13, 야간은 15라고 적혀있는데 거기에 일주일 2일이상 근무시 주휴수당까지 줌(매우 놀랐음 13만원도 많다고 생각하고 지원했는데ㅋㅋㅋㅋ) 주간근무 기준 시급 2만원 수준임

참고로 계약직이나 사원보다 일당제를 더 많이줌(왜그런지는 잘 모르겠음)

통근버스도 진짜 많이깔려있어서 접근성 괜찮음

매일매일 근로계약서 쓰고 안전화 조끼 빌리는데 30분은 잡아먹음 그리고 한 주의 첫출근이면 안전교육도 받아서 1시간 앉아서 떼움 그리고 식사제공에 총 15분씩 3번쉼

사실 일 자체는 다른 물류보다 빡세긴 함 하차 랩핑 하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체력 좋으면 할만함

힘들다고 해도 급여가 매우 압도적임.. 솔직히 주휴포함 일 12만이여도 할것같음 근데 첫 출근 후 한달정도 뒤에는 기간이 만료됐다고 일용직으로는 일 못한다고 해서 너무 아쉬움.. 궁금한거 있으면 답해줄게

여자는 일용직으로는 안뽑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남자들한테 하는 얘기인거야

5년근무하고 퇴사한 기분좋은1인

진짜 빡세다못해 사람취급1도안하고

짐작취급하며 사람취급도안하면서

시키는것도많고 직제라는것들이 작업자들사이멀어지게하고

일을잘해도 힘들고 못해도힘든곳.

일을잘하면 이리저리 왔다갔다 시키고

못하면데리고다니면서 잔소리하고

진짜 진심으로 물류쪽을다닐꺼면

저기다닐빠엔 돈을덜벌더라도

사람취급이라도해주는곳가는게 답이야.

물류는 어딜가도힘들어 그치만 사람이힘들게하는건

버틸수가없는거같다.

사람위사람없고 사람밑에사람없는데 거긴..

저런게 존재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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