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빼고 저번주 금토월화를 다 현대자동차에 출근했네요
나름 인생에 흥미로운 경험인 거 같아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금, 토는 현대자동차 레인에서 포터의 범퍼를 다는 일을 했습니다. 어렵진 않더군요 그냥 본인이 손가락이 있는데 그것을 히플 따위에 댓글 다는 일 말고는 쓸 줄을 모르는 수준이 아니라면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바퀴 달린 작은 의자에 앉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순노동의 힘든 점은 거기 있는 게 아니었,,,,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순간부터 제 머리는 멍 때리고 있고 몸이 알아서 움직여서 그걸 달고 있더라고요 혼을 포터 범퍼 따위에 뺏긴 느낌...(도와줘요 블로형ㅜㅜ) 이틀다 3시에 출근해서 금요일은 9시에 퇴근했지만 토요일은 12시 30분에 퇴근했는데 정말 사람 바보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월, 화는 인력사무소를 통해서 현대자동차의 여러 공단 중 하나를 공사하는 현장에 출근했습니다
말이 굉장히 거창해서 출근 전엔 좀 많이 졸았습니다 하지만 오늘까진 시키시는 게 별건 없더군요 어제는 형광색 조끼 입고 교통정리했고, 오늘은 포클레인 옆에서 소방호스로 물 겁나 뿌리다 왔습니다ㅋㅋㅋ
일이 힘들진 않았지만 이 날씨에 밖에서 하루종일 서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발바닥이 겁나 아팠습니다(면도가 키스를 받았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그 외에도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제 아버지 뻘이거나 더 많으신 분들도 계셨어서 마냥 편하진 않았네요 자연스럽게 말도 아끼게 되고 좀 더 조심스러웠어요ㅋㅋㅋ
앞으로 한동안은 인력사무소로 계속 출근할 텐데 오늘 기사는 내일부터 푹푹 찐다고 하더라고요 돈은 벌고 싶고, 몸은 힘들기 싫고 얼마나 하려나 좀 의문스럽긴 합니다
아 그리고 중간에도 쓴 거 같긴 한데 저희 아버지 뻘 되시는 분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새삼 아버지의 위대함과 노동의 가치를 느꼈네요 가끔 인터넷이나 어린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나이 드신 노동자를 비하하는 상황을 종종 보곤 했는데 정말 그러지 맙시다 그분들이 그런 대우받으실 분들이 아니에요....
여하튼 저는 통장에 돈 찍히는 거 보면 계속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