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처음에 가서 면접 보는데 주 업무가 뭔지 알려준다고 함
거의 청소가 8,90%고 보통 10시에 시작하면 1시에 끝난다 함.
왜 청소가 3시간이나 걸리지 의아했지만
나머지 시간은 여유 있다고 하고 원래 청소 좋아해서
괜찮겠네하고 시작했는데 이건 뭔..
최저임금이긴 한데 주휴수당 줘서 시급은 7800원 정도
근데 지각이나 결근하면 주휴수당 빼고 그냥 최저시급으로 준다고..
내가 알기로는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지각은 상관없이
출근을 했냐 안했냐로 주휴수당 지급여부가 나뉘는 걸로
알고 있어서 결근은 그러려니 하는데 지각은 응..?
어차피 지각은 안하긴 하는데.. 그냥 뭐지 했음.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냄새 안 나는 걸로 밥을 사 와야 한다 함.
뭐 김밥 같은 거.. 청소 끝내고 밥 먹으면 된다 함.
많이 지원한 것 같아서 안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전화오더니
나오면 된다고 해서 엥 뭐지..? 붙었네 함
그리고 첫 출근.. 첫날에 나갔는데 리얼 지옥을 맛봄
알려줄게 많아서 30분 일찍 오라 해서 갔는데
청소를 시작함. 일단 소파를 다 닦음.
방 16개임. 방 크기 꽤 큼.
소파 닦고 그 소파 사이에 걸레 끼워서 머리카락이나
먼지 같은 거 빼냄. 그게 다 끝나면 복도랑 방 다 청소기로 돌림.
소파 밑에까지 다 청소기 돌리는데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함.
청소기 어찌어찌 다 돌렸는데 이제는 대걸레로
복도랑 방을 다 닦음. 슬슬 힘들어짐. 좀 디테일하고 깔끔하게
청소해야 해서 사장님이 옆에서 어떻게 하면 된다 하는데
좀 힘들었음. 그래도 뭐 웨딩홀 서빙 알바 같은 것보다는.. 생각함.
하지만 이건 맛보기였음.
진짜가 시작됨. 사실 저것만 해도 혼자 하는데 매장이 꽤 넓어서
공복상태에서 좀 지침. 걸레 여러 개를 가지고
마이크를 닦고 테이블을 닦고 그 외에 보이는 거 다 닦고
먼지 앉을만한 튀어나온 곳도 다 닦고
벽면이 유리로 된 곳은 걸레로 닦고 마른걸레로
3번 정도 물기를 닦아주고 유리문도 똑같이 닦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힘든 거임. 왜 청소가 1시에 끝난다고 한지
이해가 가기 시작함.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하면
뒤에 사장님이 따라오면서 내가 청소한 방을 부수적인 청소를 함.
사장님이 꽤 디테일한 청소를 요구하는데
3번 방까지는 11시까지 청소가 완료되어야 한다 함
설렁설렁하지 않는 이상 이것이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듦.
빨리 하려고 이 악물고 했는데 방 하나가 거의 통으로 유리로
되어있어서 벽면 전체를 물 묻히고 마른걸레로 세 번 정도
휩쓸어야 하는데 손이 덜덜 거림.
그 와중에 손님 왔다 나간 거 한방 청소 끝내고 나가서
한 번씩 확인해야 함. 손님 나간 자리는 치워야 하니까.
청소하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듦.
사실 코인노래방이 꿀이라는 글을 많이 봤지만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음. 기대하고 가면 실망하기 때문에.
중식 레스토랑 알바도 해보고 웨딩홀 접시 치우는 알바도
해봤지만 이거 하면서 군대에서 사단장 온다고
복도 전체 치약미싱하는 생각이 남.
16번 방까지 진짜 어찌 저지 끝냄.
큰 방 유리 닦을 땐 진짜 진이 다 빠짐.
고객 입장에서는 굉장히 깔끔하니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듦.
다 끝났구나 드디어 해냈다 하고 힘들어서 한숨 쉬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오더니 이제 바깥에 복도 벽면 유리를 똑같이
물걸레로 닦아주고 마른걸레로 세 번 훔쳐서 자국이나
물기를 없애면 된다고 함. 응??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러니까 순간 화났지만
돈 벌러 왔기에 그냥 그래 긍정적으로 하자 하고
청소를 다시 시작했는데 이 코인노래방 벽면이 거의 모두 유리임.
아찔했음. 팔이랑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허리는 쑤시고
다리가 후들거렸음. 입구 출입문과 출입문 옆 거울을
마지막으로 청소를 끝내고 걸레 빨고 대걸레 빨고
널고 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3시가 넘었음.
청소를 다섯 시간 넘게 함.
8,90%의 뜻을 이해함.
이제 밥 먹으면 된다는데 담배도 피울 겸
잠깐 편의점 간다고 하고 샌드위치 사 옴.
대충 먹는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매우 북적거림. 먹다가 치우러 가다 먹다 치우러 가다 하는데
전에 했던 알바들이 자꾸 아른거림.
손님이 너무 많아서 대기자들이 생기기 시작함.
첫날이라 뭐가 뭔지도 모르고 정신이 없어짐.
사장님이 착하게 말씀하시는데 요구사항이 너무 많음.
그냥 가끔씩 뺙이 치지만 그래 그러려니 함.
아 내가 뭘 하고 있나. 생각이 들 때쯤
정신을 차려보니 4:42분임.
시간이 매우 빨리 간 것처럼 느껴지지만
몸이 녹초가 된 상태라 매우 피곤함.
어찌어찌 손님 북적거리는 상태에서 6시가 돼서 퇴근하는데
담배가 꿀맛임. 집 가서 바로 뻗음.
누가 코인노래방알 꿀알바라 했는가..
무대 철거 했을 때와 같은 피로함
나라면 유리벽면을 그 다이소에서 파는
손잡이 있는 유리 청소 도구를 사용할 텐데
왜 굳이 책상 닦듯 손으로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 말 안 함.
하고 월~목은 한가하다길래 월요일 출근했는데
한가한 게 문제가 아님 복도 벽면 청소는 원래
월~금 나눠서 한 면만 하는데 금요일에는 첫 출근이라
다 시킨 거라 함. Cbal
거기에 더러운 벽면은 무조건 닦고.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님. 그냥 청소자체가 4시간이 걸림.
좀 설렁설렁 빨리 해보려고 했는데 4시간 동안 청소함.
하지만 그 지옥헬을 견디고 나면 두 시간 정도는
여러분이 말하는 허니꿀임. 하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이미 청소의 여파로 몸은 녹초가 된 상태임.
4시 지나서 5시쯤 될 때 손님들이 밀려오기 시작함.
그럼 그냥 보통 서빙알바 느낌임.
대기자들 대기시키고 그냥 조금 정신없는 정도.
그리고 6시에 퇴근함. 개 피곤..
전에 했던 알바가 너무 꿀알바라 자꾸 그것만 생각남.
물론 다른 힘든 일들도 매우 많이 있고
인형탈 알바도 오래 하면서 더러운 꼴 많이 보고
택배 상하차에 비하면 노동 강도는 새발의 피겠지만
상하차는 누구나 힘들다는 것을 아니까.
보통 코인노래방 다 꿀알반 줄 알아서 한번 써봄.
나도 나만 이런 건가 궁금해서 여기서 찾아봤는데
이런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음.
그래서 자세히 씀.
길어서 아무도 안 읽으려나.
노래방을 잘못 선택한 건가 사장님을 잘못 만난 건가
사장님이 또 노는 것도 아님 계속 일함.
원래 깔끔한 거 좋아하는데 여기 청소가 너무 끔찍해서
이제 더러워져버릴 거임.
결론 2줄 요약
코인노래방 알바
나만 이런 것인가. 이곳은 절대 꿀이 아니다.